해골성 
Castle Skuli 1931년

존 딕슨 카
동서문화사 2003년

:: 분위기 조성으로 독자 끌어당기기

존 딕슨 카 장편소설의 매력은 분위기를
잘 조성해서 독자를 끌어들인다는 점이다.

신비하고 무시무시하고 기괴하고 매력적인,
소위 오컬트라 불리는 것들로 치장한 도입부에

독자는 자연스럽게 상상에 빠져들 수밖에 없다.
제목부터 해골성이다. 비밀통로가 있을 법하다.

마술, 공포, 미신, 유령 같은 것을 포장지로 
써먹고 끝에서는 버리는 식이지만 매혹적이다.
'화형 법정'은 예외였다, 반전의 반전을 위한.

마법사의 자살인지 타살인지 불명확한 죽음.
몇 년 후, 그와 친한 배우의 의문스러운 사망.

이를 조사하는, 탐정과 형사의 추리 대결.
살인범이 우리들 중에 한 사람이라는 불안감.

살해 동기는 인간과 인간 사이의 애증이었다.
이야기의 교훈은 악평을 삼가라는 것이다.

반전을 위해 결정적인 인간 관계를 숨기고 짜맞추고
연기의 신 남발은 옛 추리소설에서 흔하다.

경찰은 사건을 해결했다고 자랑하는 동안에
탐정은 진범을 밝히고 이를 묵인한다.

사건은 명쾌하게 해명되지만 슬픔은 남는다.
그렇게 달콤 씁쓸함을 남긴다.

2024.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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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속살인사건
The Case of the Constant Suicides (1941년)

존 딕슨 카
동서문화사 | 2003년

:: 자살 또는 타살, 두 번의 밀실

존 딕슨 카의 로맨틱 코미디물?
카는 로맨스 소설을 썼어야 했어!

초반 기대와 달리 밀실 나오는
정통 미스터리 추리소설이었다.

변호사랑 보험회사 직원이
자살인지 타살인지를 놓고 다툰다.

스코틀랜드의 옛 성 높은 꼭대기 방
아무리 살펴 봐도 밀실이다.

방 안에 동물 운반용 케이스는
도대체 왜 있는 거야?

아이고 골치 아픈 사건이다.
아무리 생각해도 풀리지 않는다.

그럴 때는 술이나 마시는 거지.
위스키 마시고 취중 코미디 활극이 발생한다.

드디어 탐정 펠 박사가 호출된다.
유령이 추가된다. 당연하다. 카의 소설이니까.

제목 '연속살인사건'대로 시체가 또 나온다.
이번에도 자살인지 타살인지 아리송하다.

두 개의 밀실 트릭을 풀어야 하는 셈이다.
하나는 드라이아이스였고 

또 하나는 낚시대였다.
알고나면 시시하고 허무하다.

그럼에도 알콩달콩 사랑에 유쾌한 분위기와
탐정만이 마련할 수 있는 결말이 마음에 들었다.

2024.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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벨벳의 악마
The Devil In Velvet (1951년)

존 딕슨 카
고려원북스 | 2009년

:: 빙의물, 역사를 바꿔라!

존 딕슨 카의 빙의물이다.
악마와 계약해서, 과거의 인물로 들어간다.

"나는 과거로 돌아가되 니콜라스 펜튼이라는 인물
속으로 가고 싶소." 13쪽.

임무는 아내 리다아가 독살되는 것을 막는 것이다.
늙은 역사학자의 회춘 타임슬립 어드벤처 스타트!

소설에서 묘사하는 역사/정치적 상황은 잘 몰라서
알고 싶지 않으니 대충 빨리 술술 읽혔다.

악마와 계약할 때, 역사는 바꿀 수 없다고 했는데,
어쨌거나 독살범이 누구인지 밝히는 것이 급선무다.

미스터리 추리소설 본연의 임무도 잊지 않는다.
자, 준비된 반전은 무엇일까?

초반에 범인을 알아 버렸다.
반전은 그것밖에 없으니. 467쪽 보니 맞았다.

검술은 무쌍을 찍는다.
왜? 미래에서 왔기에 발달된 펜싱 기술을 안다.

이렇게 재미있어 보이나
이유를 모르겠으나 읽기에는 지루했다.

뭔가 빈 구멍이 있는 이야기라서
아무래도 좋다고는 말하긴 어렵겠다.

2024.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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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자수집광사건
The Mad Hatter Mystery (1933년)

존 딕슨 카
동서문화사 | 2003년

:: 트릭은 훌륭하나 반전은 무리했네

끝까지 다 읽고서 드는 생각은
"좀 무리지 않나?"였다.

복잡하게 수수께끼를 만들지 않고서는
그토록 불가능한 범죄가 성립하기 어렵긴
하지만 그래도 좀 심하다 싶다.

모자와 도난 당한 원고 트릭은
훌륭하고 재미있었다.

그 정도까지만 했어도 좋았는데
작가는 욕심이 많아서 기어코 반전을 만든다.

그렇게까지 무리해서 만든 반전에
놀라거나 기쁘기보다는 실망하게 된다.

정통 미스터리의 기본을 지켜줬으면 싶다.
범인이 자백하는 식은 정말이지 피해 달라.

미해결 수사 종결로 감동을 주려했던
것 같은데 오히려 화가 나고 허탈했다.

탐정/경찰은 범인을 체포해서 
법의 심판을 받게 해야 한다.

범인을 풀어주거나 모른 척한다면
그 사정에 설득력이 있어야 한다.

범죄 수수께끼를 내고 풀기만 하면
좋은 추리소설이 될 수 없다.

그러면
독자는 허탈함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2024.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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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에 걷다
It Walks by Night (1930년)

존 딕슨 카
로크미디어 | 2009년

:: 첫 작품도 역시나 밀실이다

'밤에 걷다'는 존 딕슨 카의 첫 장편 추리소설이다. 책 제목이 수필집 같다. 하지만 추리소설이다. 코넬 울리치의 소설 같은 제목이긴 하네. 

머리와 몸통이 분리된 시신 발견. 게다가 밀실. 애드거 앨런 포의 '모르그 가의 살인'를 이어받았다. 정통 추리소설. 여기에 카 본인의 색, 오컬트를 살짝 입힌다. 흡혈귀, 늑대인간.

독자를 어리둥절하게 하면서 온갖 복선을 뿌려대는 솜씨는, 첫 작품에서도 발휘했다.

"흙손을 떨어뜨린 살인마와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를 카지노에 두고 간 사람, 옆방에서 살인자가 피의 향연을 벌이는 와중에 평온하게 책을 읽는 사람이라니!" 61쪽

이 모든 복선은 회수되어 명쾌하게 해명된다.

성형 수술 얘기가 나왔을 때부터 의심은 했지만, 예측은 빗나갔다.

사건의 진상은 사랑의 작대기가 왔다갔다 하면서 벌어진 일이었다. 사랑에 미치면, 그래 그럴 수 있지.

2024.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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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녀의 은신처
Hag's Nook (1933년)

존 딕슨 카
엘릭시르 | 2022년


:: 사건보다 연애가 더 기억에 남네

'마녀의 은신처'는 마녀라는 단어가 제목에 있어 기대와 달리, '화형 법정'만큼의 오컬트 미스터리는 아니었다. 미신, 저주는 포장일 뿐이라서 사건 본질과는 그다지 큰 관련이 없다. 이를 알기까지는 책 절반 정도 읽어야 한다. 본격 추리소설의 살인 미스터리가 핵심이고 이를 풀어내는 것이 소설의 본 모습이다.

초반부는 로맨스 소설 읽는 줄 알았다. 알콩달콩 달달한 연애 이야기 쓰는 데 재미를 붙인 나머지 이 소설이 미스터리 장르라는 것을 잊게 될 지경이었으나 다시 추리소설로 되돌아온다. 중간에 다시 또 연애 모드로 돌입하네. "이 광기 어린 토스트를 던져 당신을 맞히고 싶은 기분이 드네요." 아휴, 됐어요. 그만해요.

기디언 펠 박사가 처음 나오는 소설이다. 그와 그의 아내, 그가 사는 집에 대한 묘사가 자세히 나온다. 펠 부인은 왜 그렇게 웃긴지. 펠 박사가 사전편찬자? 어색하네. 

펠 박사는 셜록 홈즈, 푸아로, 브라운 신부, 매그레 반장처럼 개성이 확실하고 매력적인 탐정은 '내게는' 아니다. 난 누군지 알지. 안 알려주지롱. 약 올리는 거 외에는 딱히 뭐 없다. 

'화형 법정'과 '구부러진 경첩'과 '세 개의 관'에도 펠 박사가 등장한다는 것은 이 책 뒤에 작가 정보 작품 목록을 보고서야 알았다. 탐정보다는 사건과 트릭, 그리고 반전이 인상적이다. 그래서 카를 기억하고 카의 소설을 찾아 읽는다.

이번에도 계획이 어긋나게 일이 복잡하게 된 것이었다. 시계 트릭을 쓰네. '세 개의 관'에서도 쓰더니만. 신분 사기 또 나오네. '구부러진 경첩'에서도 나오더니.

마지막 장을 읽기 전까지 사건이 어떻게 된 것인지 파악하지 못했다. 그래서 재미있었다는 것은 아니다. 연애 이야기 빼고는 지루했다. 주객전도. 사건은 별로고 연애가 인상적이었다.

범인의 자백서 읽으니까, 작가가 다소 무리를 했다 싶다. 아무리 비슷하게 생겼다고 해도 그렇지. 빡빡하게 굴지 말고 그냥 넘어갈 수 있긴 했다.

엘릭시르 미스터리 책장 시리즈가 책 판형을 바꾸고 글자체를 바꾸고 표지 다지인도 바꾸었다. 이런 전집, 혹은 시리즈를 사 모으는 사람 입장에서는 불쾌하다. 출판사에서야 사정이 있겠으나 구매자 입장에서는 난감하다. 

이 책 읽으면서 등장인물 목록이 뒤표지 책 날개에 없어서 당혹스러웠다. 그게 그렇게 편리했구나! 이제 알았다. 그 점을 당연하게 여겼었다.

2024.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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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부러진 경첩
The Crooked Hinge (1938년)

존 딕슨 카
고려원북스 | 2009년

:: 세 배로 골치 아파진, 재미난 상황

시작이 살짝 지루했는데, 조금 지나니 어느새 눈을 뗄 수 없을 정도로 빠르게 전개된다. 추리 범죄 미스터리의 단골 소재인, 재산을 노린 신분 사기. 서로 자기가 진짜라며 싸우는 난리를 재미있게 지켜보는데, 어렸을 때 무심코 찍어 놓은 지문이 있었단다. 도대체 왜 그렇게 싸운 거야? 별 의미도 없잖아. 화풀이? 어쨌거나 서로 지문 찍고 결과를 기다리는 중에, 한 사람이 죽는다. 

가짜라고 판명될 것 같아 자살한 듯 보인다. 하지만 살인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니. 여기까지가 1부. 2부 시작은 '자살이냐 살인이냐'다. 신원 확인 문제는 해결이 안 된 상태다. 그 지문 찍어 놓은 책이 사라졌기 때문이다. 흉기도 발견할 수 없었다. 두 배로 골치가 아파진, 재미난 상황이다.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자동인형 등장, 두둥. 세 배로 골치가 아파진, 더욱 재미난 상황. 이 작가 자신감 미쳤다.

밀실은 아니지만, 도대체 "한 남자가 모래밭 한가운데 혼자 있으면서 어떻게 살해될 수 있었는지"에 대한 미스터리가 핵심이다. 주요 트릭도 여기에 있다. 힌트를 주자면, 누군가 뭔가를 강하게 쓸데없이 강조해서 부정하면, 의심해 보라.

'화형 법정'처럼 반전에 반전이 있었다. 마지막 장이 없었어도 괜찮은 미스터리였다. 기드온 펠 박사의 추리는 납득할 만한 것이었다. 마지막 장까지 읽으면 무리하듯 보인다. 애써 그렇게까지 복잡하게 만들 필요는 없는데... 어쨌거나 계획하고 배치한 복선이 있었으니 되도록이면 다 회수하는 것이 맞긴 하다. 모든 것이 명확하게 밝혀져야 속이 시원하긴 하지.

권선징악 정의 차원에서는 좋은 결말은 아니었다. 이 결말로 인해, 소설의 주인공은 범인이 된다.

2024.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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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형 법정
The Burning Court (1937년)

존 딕슨 카
엘릭시르 | 2013년

:: 오컬트 추리소설의 아름다운 개화

추리소설 편집자 에드워드 스티븐스는 논란이 많은 작가의 원고를 읽는 중에 사진 하나를 발견한다. 내 아내가 왜 거기서 나와? 똑같이 생겼다. 마리 도브리. 칠십 년 전 살인죄로 목이 잘린 후 화형까지 당한 여인이다. 이름만 같은 게 아니라 차고 있는 팔찌마저 같다. 비소로 많은 사람을 죽인 독살범. 비소 중독은 그 증상이 위염과 유사하다는데...

여행을 마치고 집에 돌아와 씻는 사이에, 그 사진이 사라진다. 아내가 의심스럽다. 사진 가져 갔냐고 물으니 완강히 부정한다. 그럼 가정부가 가져 갔나? 뭐지?

최근 고인이 된 마일스 데스파드가 비소 중독으로 죽은 것 같아서 조카 마크 데스파드의 부탁으로 함께 조사에 들어간다. 무덤 파러 간다. 아내의 예언(아마 아무것도 찾지 못할 거예요)대로 관은 텅 비어 있었다. 밀실! 납골당에는 유령이 아닌 이상에야 들어가고 나올 수 없다. 도대체 누가 어떻게 관에서 시체를 빼서 나갔는가?

혹시 아내는 늙지 않는 마녀? 그 독살범? 존 딕슨 카답게 초반부터 신비롭고 으시시한 분위기를 조성한다. 마녀, 유령, 밀실. 특히, '화형 법정'은 이 신비주의 분위기를 소설 후반부까지 밀고 나아간다. 심지어 죽었던 마일스를 목격한 사람이 나온다. 죽지 않는 인간?

당연히 아니다. 모든 것은 합리적으로 논리적으로 명확히 밝혀진다. 과학적 해답이 기다리고 있다. 이 책 '화형 법정'은 추리소설이다. 공포소설이 아니다. 그렇게 여겼는데... 와 끝에서 이런 맙소사다. 이번에도 본래 계획이 틀어져서 복잡하게 된 유형이었다.

카가 마무리를 로맨스로 하는 편이다. 지금까지 내가 읽은 그의 추리소설들은 죄다 어김없이 두 남녀의 사랑 확인으로 끝났었다. 하지만 이 '화형 법정'은 오컬트로 끝난다. 마지막 '에필로그'로 오컬트 추리소설이 아름답게 피어난다. 와, 정말... 반전에 반전이 멋지다.

최고다. 추천한다.

2024.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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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개의 관
The Three Coffins (1935년)

존 딕슨 카
엘릭시르 | 2017년

:: 밀실 강의까지 했는데 재미는 그다지

책은 결국 직접 읽어 봐야 알 수 있다. 남들 말에 현혹될 수 있지만, 그걸 믿으면 안 된다. 카의 정수, 카의 최고작, 밀실 추리소설의 걸작. 카의 팬들이 하는 말이다. 그토록 재미있는 소설이라면 도서관에서 대여한 책이 이렇게 깨끗할 수야 없지.

기대를 많이 했다고 이에 실망이 컸다. 특히, 밀실 강의를 기대 많이 했는데 말 그대로 강의일 뿐 특별한 것은 없었다. 추리소설 많이 읽으면 자연스럽게 알게 되는 트릭들.

초반 괴기 마술 유령 분위기는 좋았는데, 금세 사라진다. 그리고 밀실 살인이 그 뒤를 이어받는다. 여기에 마술 트릭이 더해진다. 끝은 나름 로맨스다. 아니 언제나 로맨스였나. 유다의 창, 황제의 코담뱃갑. 둘 다 끝이 로맨스였네.

잘 짜여진 밀실 미스터리다. 계획이 어긋나면서 일이 꼬이고 더 이상하게 보이는 것은, '유다의 창'과 비슷했다. 카 스타일인 모양이다.

아무리 잘 만든 미스터리라 하더라도 재미와 상관관계가 있는 것은 아니다. 복잡한 트릭은 자세하고 긴 설명을 요하기 때문에 독자 입장에서는 그것을 이해하기가 피곤할 수 있다.

2024.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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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제의 코담뱃갑
The Emperor's Snuff Box (1942년)

존 딕슨 카
엘릭시르 | 2014년

:: 범인 누군지 곧바로 알 수 있는 미스터리

광고에 속지들 마라. "추리 소설의 여왕 애거서 크리스티도 혀를 내둘렀다는 심리 트릭으로 유명하다." 유명 소설가 이름 팔아서 이렇게 대놓고 말하면 의심부터 해야지, 그걸 믿냐.

제목 '황제의 코담뱃갑'이 결정적 힌트다. 범인이 누군지 당신은 알 수 있다. 왜 어떻게는 몰라도 누군지는 단숨에 명확히 알 수 있다. 그러니까 그 먼 거리에서 그게 그거라는 안다는 게... 쉬. 더는 말하면 안 되겠지. 간단한 추리퀴즈 단편이었으면 괜찮을 텐데, 장편으로 늘리며 질질 끌다보니 사건 얘기를 계속 반복한다. "살인범의 정체를 알려주셨습니다." 아, 범인이 얘라니까, 얘라고. 거참, 이 사람이라고! 

막장 드라마 전개 속에서 독자가 못 맞추게 하려고 아주 생 쇼를 해서 짜증이 났지만, 마지막 해피엔딩 로맨스로 모든 것은 용서되었다. 지지폼폼. 네 죄를 사하노라.

'유다의 창'을 읽고 기대치를 너무 높였다. 알고나면 시시해지긴 하지만, 어쨌거나 불가능한 범죄를 선보인다는 점에서는 여전히 존 딕슨 카 추리소설이 맞다. 범인이 누군지는 알겠는데, 무슨 텔레파시 살인도 아니고 이건 불가능해. 저 건너편에 보이는 사람은 뭐냐고. 살인자가 티임머신을 타지 않은 이상에야 어떻게 이게 가능하냐고.

막장 드라마 이야기 싫은 사람은 딱히 안 읽어도 손해는 아니다. 시간 낭비 안 하고 다른 좋은 작품 읽기 바란다. 존 딕슨 카 작품 찾아서 읽을 정도면, 이미 유명한 추리소설 수작들은 섭렵했을 거라 짐작되지만. 그러니까 셜록 홈즈 전집과 애거서 크리스티 전집은 다 읽었겠지.

기대치를 낮추고 가볍게 읽기에는 괜찮은 소설이다. 

다음 읽을 소설이 '세 개의 관'인데, 살짝 걱정이 되네. 기대치 최상이라서.

2024.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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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다의 창
The Judas Window (1938년)

존 딕슨 카
로크미디어 | 2010년

존 딕슨 카의 소설인데, 법정물이다. 공포소설 분위기 전혀 없다. 유령, 귀신, 마녀, 마법. 그딴 거 하나 없다.

밀실이다. 재미있었다. 오랜만에 읽은 정통 미스터리 추리물이었다. 셜록 홈즈랑 애거서 크리스티 소설 다 읽어 치운 독자들한테는 빛과 소금의 소설이다.

처음에는 제목에서 오해할 것이다. 유다의 창에서 창은 무기 창이 아니라 창문할 때 그 창이다. 유다의 창은 어디나 있다며 주인공이 주변 사람들과 독자를 아울러 약올린다. 있다니까, 유다의 창이라는 게. 그게 뭘까?

밀실 미스터리라면 좋아라 환장하는 사람이 있던데, 나는 조금 꺼리는 편이다. 추리소설의 트릭이야 알고나면 다 시시해지긴 하지만, 밀실 트릭은 그 기대와 실망의 낙폭이 워낙 커서 그렇다. 아, 알기 전에는 얼마나 신기하고 무척이나 흥미로운지. 분명히 작은 구멍 하나 없는 밀폐된 방이건만, 도대체 누가 어떻게 그 방 안으로 화살을 쏘아 살인했던 것일까? 알고나면 허무하다.

간단했을 일이었는데, 정확히는 복잡하지 않은 정도다, 착각으로 일이 틀어지면서 운명의 장난이 시작된다.

지미 앤스웰은 그저 복 받은 인생이라고 할밖에. 메리는 지미를 정말 사랑했고, 지미도 메리를 진정 사랑했다. 왜 자꾸만 추리소설을 연애소설로 읽지.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고 설명에 설명을 더하는 식이라서, 읽는 내내 재미에 재미를 더한다.

마지막에 나름 정의 실현도 해 주는 주인공이 예쁘기도 하다.

추리소설 팬이라면, 절대로 이 책 놓치지 마시라.

2024.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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